최귀석 목사의 ‘성경적 내적치유’(1)

우울증으로 인한 쇼핑 중독

<사례>

결혼한 지 10년 된 아내 S 씨는 신혼 초부터 매일 부부싸움을 했다. 아내는 퇴근 시간이 되면 불안과 초조함으로 골목 어귀에서 한두 시간씩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의 귀가가 계속 늦어지자 외도를 하고 있다고 의심했고, 수시로 전화해 남편의 위치와 동행인을 추궁했다. 자꾸 늦어지는 남편을 향한 의심이 깊어질수록 평소 남편과 친분이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화를 하게 된다.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해주며 자신의 편이 되어 주리라 믿었던 남편에게서 돌아오는 무관심과 냉담함에 배신감을 느낀 아내는 공허감을 쇼핑으로 메우려고 했다. 배신감에 우울함까지 겹쳐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을 때마다 쇼핑을 했고, 물건을 사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집착에 가까운 아내의 행동과, 이미 가족과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남편은 아내에게 불만 그 이상의 분노를 느끼지 시작했다. 결국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뜯지도 않은 물건이 작은 방을 가득 채우고 나서야 아내의 쇼핑 중독을 알게 된 남편이 경제적 파탄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가정 파탄이 시작됐다.

<심리치유 처방>

긴장과 우울증의 근원부터 없애야 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쇼핑 중독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쇼핑 중독의 초기 증상을 보면 다음과 같다. △지불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구입한다 △구매충동으로 밤잠을 못 잔다 △충동구매를 한다 △대체로 혼자 쇼핑을 즐긴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구입 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 감정 변화에 의해서 구매를 한다 △정서적 고통이 가중될 때마다 물건을 구매한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자신이 쇼핑 중독자인 것을 인정할 것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일 것 △중독 증상이 유발되는 특정 장소를 피할 것 △외롭다는 심리적 감정의 홍수에 빠지지 말 것 △답답할 때 심호흡이나 소리 지르기를 시도할 것.

내부의 뿌리 깊은 허무감과 갈등을 쇼핑이라는 외부적 자극으로 해결하려는 쇼핑 중독은 우울증이 있을 경우 쉽게 빠지게 된다. 쇼핑 중독은 정서적 고통을 구매충동 실현으로 대체하려는 심리적 장애이기도 하다. 즉, 내 것이 아닌 다른 무엇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이기적 발상과, 허전한 속마음을 채우기 위한 수단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보다 확실한 치유를 위해서는 ‘강박 충동적 성향’을 통제해야 하고, 우울증과 긴장의 근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S 씨의 경우 남편과 함께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심리적 압박을 주눈 어린 시절의 특별한 상처가 무엇인지를 찾아서 치유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문가의 진단 및 심층분석상담을 통해 쇼핑 중독의 정확한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나의 경제관을 정립해 한 주간의 가계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필요하다. 구입할 물건의 목록을 작성하고, 일정 기간을 놓고 신중히 생각해 보는 것 역시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