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세워져야 할 가정에 최대의 적은 바로 의심이다.
50대 초반인 남편 K씨는 오후 6시를 가리키는 시곗바늘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바늘이 1초라도 지나면 직장인인 아내 S씨의 휴대전화는 불나기 시작한다. 지금 어디인지,누구와 함께 있는지,무엇을 하는지…. 쉴 새 없는 질문은 아내의 피를 마르게 한다. 의심을 넘어 진실로 확신하는 남편으로 인해 인간 관계 단절은 물론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살게 되었다. 심지어는 “죽음으로 결백을 증명하라”고 강요하며 흉기를 들이댄 적도 있었다. 남편의 소리 없는 폭력은 결국 아내에게 외도라는 죄명을 씌우게 했고 더욱 엄청난 폭력과 고통으로 치닫게 되었다. 아내는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거니 하고 외도 사실을 거짓으로 인정하기도 했지만 남편의 의처증은 더 깊어져만 갔다. 아예 집에 감금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되자 아내는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
분석: 위 사례의 남편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폭력을 이기지 못해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매일 술과 외도로 생활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어머니에 관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성장한 아들의 마음에는 여자는 모두 똑같은 믿을 수 없는 존재로 마음 깊이 학습되어진다. 이로 인해 성인이 되어 결혼한 후 부인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끝까지 책임져 주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분노와 두려움은 결국 가정과 영혼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의심과 불신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치유: 의처증은 특별한 정신과적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 배우자의 불충실함으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에서 시작된다. 또 이 망상적 성향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오는 자극적 충격인 ‘트라우마’ 현상에서 시작되는 마음 상처의 투사다. 이 상처는 편집증적인 성향으로 성격을 왜곡시키며 배우자에 대해 예민하고 과장되게 생각하는 이기적 발상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된다. K씨 또한 망상증의 일종이므로 약물 치료가 필요하나 약 또한 의심하게 된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어머니의 불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기관의 심층분석상담이 필요하며 근본 뿌리 치유인 내적 치유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갈등에 대한 불신을 치유 받은 후에야 아내를 수용할 수 있는 마음으로 바뀔 수 있었다(무료상담:032-441-0176).
최귀석 목사(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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