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귀석 원장의 부부갈등 치유법 (2)]
다혈질 남편 이기적 아내
◇사례:부부 갈등은 감추어진 상처의 투사에서 시작된다. 별다른 느낌을 주지 않았던 배우자의 행동이나 말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힐 때가 있다.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결혼을 두려워했던 남편 A씨는 서른이 넘어 결혼했다. 행복한 가정을 기대했지만 결혼 후 사사건건 자기 주장으로 일관하며 때론 묵비권으로 자신을 무시하는 아내에게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남편에 대한 배려나 순종하지 않는 아내의 이기심에 견딜 수 없는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 급기야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하면서 한번 시작된 가재도구 파괴가 습관화되어 갔다. 아내는 작은 일에도 격한 감정을 투사하고 가족과 주위 사람에게 분노를 폭발하는 남편의 모습이 외계인처럼 보였다. 또 친정 식구를 무시하는 듯한 남편의 언행에 참을 수 없었다. 결국 별거와 이혼의 위기를 부르게 됐다.
분석:남편 A씨는 어린 시절,매일 술에 취해 어머니에게 폭행과 폭언을 하고 가재도구를 파괴하며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아버지를 보며 성장했다. 형제들은 아버지의 기침 소리만 들어도 마음을 졸여야 했다. 지금도 A씨는 심리적 불안을 느낄 때 헛기침을 한다. 그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화가 났지만 두려움 때문에 반항할 수 없었다. 단지 ‘어른이 되면 나는 절대 그렇지 않겠노라’고 수없이 다짐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신도 모르게 젖어 있는 분노를 아내에게 표출하게 됐다. 이것은 바로 가족중독에서 나타나는 생활패턴이다.
◇처방:가정폭력은 가족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준다. 성장과정에 언어폭력,가재도구 파괴,성적 학대,방임,유기 등을 당하면 자아존중감에 치명적인 상처를 받으며 어두운 자아상이 형성된다. 가정폭력의 피해 가족은 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어린 시절부터 학습된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게 돼 있다. 내재된 성품이 자아를 이끌어가게 되는데 이런 폭력 가정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분노 조절 능력이 결핍돼 있다.
또한 표현능력 부족으로 자기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의사전달을 잘하지 못한다. 친밀감을 잘 형성하지 못하며 사랑의 방식도 마음속에 고착돼 한 가지 방식만 취하며 폭력을 통해 애정을 표현할 때도 있다. 아울러 배우자나 친밀한 상대방에게 정서적으로 크게 의존하며 그것이 채워지지 않으면 폭력으로 전달할 수 있다.
주위로부터 고립될 수 있는 이런 증상의 회복을 위해서는 가족의 절대적 도움과 전문가의 치유상담이 필요하다. 또 감정 표현을 잘해낼 수 있는 ‘기회 대화’가 필요하며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사랑의 보약’ 칭찬이 필요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를 수용하고 먼저 용납하고 배려하면 자신이나 타인을 괴롭히는 횟수를 줄여갈 수 있다. 가정폭력을 합리화하거나 후회하는 자신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을 안고 있는 긍휼이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