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  2005-06-03

사례:쇼핑중독은 심리적 빈 틈을 제3의 방법으로 메우려는 반항적 투사로 가족을 모두 병들게 한다. 결혼한지 10년 된 아내 P씨는 신혼초부터 매일 부부싸움을 벌였다. 아내는 퇴근시간이 되면 골목어귀에서 한두 시간씩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은 짜증을 내는 아내로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더욱 늦게 귀가했다. 남편의 귀가가 계속 늦어지자 아내는 남편이 외도를 하고 있다고 의심했고 수시로 전화해 남편의 위치와 동행인을 추궁했다. 남편은 더 숨막혀 했으며 더욱 늦게 귀가하고 쉬는 날까지 외출했다. 배신감을 느낀 아내는 공허감을 쇼핑으로 메우려 했다. 쇼핑백이 작은방을 가득 채우고 나서야 아내의 쇼핑중독을 알게 된 남편은 경제적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제기했다.

분석:쇼핑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와 여건은 다양하나 주로 가정불화,낮은 자존감,유혹,호기심,문화적 영향,도덕적·영적가치 부재,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불안감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P씨는 남편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심리적 불안증세를 안고 살아왔다. 기도하고 성경을 읽어도 채워지지 않는 심리적 공황은 어린시절부터 외롭게 자란 마음의 상처에서 기인된 것이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집착이 남편을 더욱 숨막히게 했고 남편을 통해 채워지지 않은 심리적 갈등이 쇼핑중독으로 발전된 것이다.

처방:모든 병이 그렇듯 쇼핑중독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쇼핑중독의 초기증상을 보면 △지불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계속 구입한다 △구매충동으로 밤잠을 못 잔다 △충동구매를 한다 △대체적으로 혼자 쇼핑을 즐긴다 △정서적 고통이 가중될 때마다 물건을 구매하는 것 등이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첫째,자신의 쇼핑중독을 인정할 것. 둘째,혼자 있는 시간 줄일 것. 셋째,중독증상이 유발되는 특정 장소를 피해야 한다.

쇼핑중독은 정서적 고통을 구매충동 실현으로 대처하려는 심리적 장애이기도 하다. 즉 내 것이 아닌 다른 무엇을 내것으로 만들려는 이기적 발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보다 확실한 치유를 위해선 강박충동적 성향을 통제해야 하고 우울증과 긴장의 근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P씨의 경우 남편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결혼 전의 특별한 이유 즉,상처가 무엇인지를 찾아서 치유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